최근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둔 뒤,
기존 사진취미에 흥미가 조금 떨어지고 있어 변화를 줌과 동시에,
직업으로 하던 일과 비슷했던 딥스카이 사진 촬영에 흥미가 생겼었다.
24년 12월쯤부터 중고로 장비를 사고 테스트하고 팔고 반복했고,
1월 중순쯤 원하던 망원경과 가대를 얻어 안정적인 셋업을 갖춤과 동시에,
파워뱅크 자작도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장비 조합 테스트를 마친 시점에서 사진을 찍을 시점을 기다리던 중,
달이 하현에서 그믐으로 가까워지는 시점에 마침 하늘이 맑은 날이 찾아왔다.
자차가 고향에 있었기에 당일 오후쯤 차량을 렌트하고 사진찍으러 갈 준비를 시작했다.

자차에 트렁크에 장비를 전부 적재가 가능한지 궁금했는데, 이번에 동일 기종을 렌트해서 짐을 넣어보니 큰 문제가 없었다.

행선지는 이전에 은하수를 찍으러 갔었던 조경철 천문대로 정하고 서울 노량진에서 5시쯤 출발했는데,
출퇴근 시간과 겹쳐 조경철 천문대에 8시쯤 도착했다.
다음에 갈 때는 겨울엔 6시쯤 도착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일찍 준비해야겠다.

늦은시간에 도착해서 라이트를 끄고 올라왔지만,
렌트한 차량에서 나오는 주간주행등을 끌 줄을 몰라서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시동끄고 조명을 내렸다.
도착한때나 철수할때나 조금씩 민폐가 되서 같은 장소에 있던 분들에게 미안한 부분이다.

차에서 내려서 하늘을 보자마자 서울과 다르게 별이 쏟아지는 풍경에 감탄했다.
휴대폰으로 틈틈히 주변 풍경을 몇장 찍었는데 깔끔하진 않아도 간단하게 별이 담겼다.

사전에 몇번 연습한대로 장비를 내려서 셋업을 마쳤다.
극축망원경 셋업은 날자와 시간을 보고 적도의에서 맞추는 정석적인 방법은 아니고,
Polar Clock을 사용해 각도 확인 후,
극축망원경 눈금을 이용해 같은 각만큼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맞췄다.
이후 극축망원경에서 북극성을 찾아 극축 정렬을 마쳤다.

가대 컨트롤러를 사용해서 3-star align을 진행했다.
Sirius, Alioth, Capella 3개의 별을 망원경에 달린 카메라의 센터에 넣고 확인하는 방법으로 3-Star Align에 성공했다.
가이드경 및 가이드캠과 노트북이나 ASIAIR 등을 같이 운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이정도 수준의 정렬로 마치고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M31 안드로메다를 추적시키고 나서
셔터스피드와 감도를 조절해가며 한컷씩 찍고 결과를 확인하며 최적의 세팅을 찾아보았다.

가대 : HEQ5 PRO
가이드 : 없음
경통 : 80PHQ (600mm)
카메라 : A7M3 (미개조)
셋업 : 120s, iso1000, Light 1장 보정본
위와 같은 최적의 세팅을 찾고 나서 인터벌을 돌리고 기다렸다.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했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몇컷 지나고나서 초점이 살짝 나갔다.
원인을 생각해보면 망원경을 저온에 노출시킨지 얼마 되지 않아서 초점위치가 온도에 따라 이동했을꺼같단 추측이 든다.
이런 일로 인해 바흐티노프 마스크를 다시 꺼내는 과정에서 시거잭 전원이 건드려져서 적도의가 꺼지는 일이 발생했다.
다시 적도의 정렬을 진행하고 나서는 주변 사물에 간섭될만큼 안드로메다 위치가 내려와버려서,
포인트를 살짝 이동하고 또 다시 적도의 정렬을 진행했다.
다시 셋업한 끝에 찍은 안드로메다는 1분이상의 노출에는 흘러버렸고,
ISO 3200에 셔터스피드 1분으로 셋업하고 인터벌을 돌렸다.
그러나 나중에 확인했을때 결과적으로 위에 2분 노출시킨 1컷이 가장 잘 나왔다.
물론 스택 요령이 부족해서 결과물을 잘 못뽑은 것도 있을듯 싶다.
인터벌을 찍은 뒤, 추적대상을 M45 플레이아데스 성단으로 옮기고 다시 셋업을 확인한 후 인터벌 촬영을 시작했다.

가대 : HEQ5 PRO
가이드 : 없음
경통 : 80PHQ (600mm)
카메라 : A7M3 (미개조)
셋업 : 120s, iso1000, Light 1장 보정본
성단 속 푸른 성운을 찍는데 성공했다.
120초에도 어느정도 별이 흐르지 않아 스택을 시켜볼 만큼 1시간어치의 컷을 찍었고, 이후 망원경 캡을 덮고 다크프레임을 30분정도 찍었다.
다만 역시 스택 요령이 익숙치 않아 그런가 단일 컷 보정이 가장 잘 나왔다.
스택 보정은 결과물을 내보려면 좀 더 연습해야 할 꺼 같다.
이렇게 찍고나서 새벽 2시쯤 철수했다.
다음번 관측때는 아래 사항을 신경써야겠다.
1. 가대 수평을 꼼꼼하게 잡기
2. 극축망원경 사용하기 전에 무게추를 고정하는 봉을 적도의에서 꺼내기
3. 파워뱅크와 연결되는 시거잭 전원케이블 조심하기
4. 도착 후 망원경을 관측 환경에 충분한 시간동안 노출시키고 나서 초점을 잡고 촬영하기
5. 추운 환경에서 오래 버틸 준비를 충분히 하고 오기
그래도 이때가 장비 구성을 마치고 첫 관측이었는데,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사진을 얻고 돌아온 점에서 보람은 있었다.